2024 사진나무숲 기획공모전 “Still Life”

전시제목 : Still Life 기획전

참여작가 : 민혜, 백종현, 양수경, 한은경

전시기획 : 사진나무숲 기획팀

전시기간 : 2024년 5월 30일(목) – 2024년 6월 9일(일) 11시-18시(월 휴관)

전시장소 : 스페이스포포(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정로 79 3층)

Still Life에서 Still은 ‘고요’, ‘정지’, ‘지속’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Life는 ‘생명’, ‘인생’, ‘삶’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서양회화에서 ‘Still Life’는 정물화(靜物畵)를 일컫는다. 정물화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는 그림 속의 여러 가지 사물을 통해 시간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미래로 흐르는 시간의 경과, 거기에 심지어 삶의 깊이까지를 정물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정물은 여러 가지 무생물 개체가 구도의 소재로 배열되거나 꽃, 과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진에서 Still Life 또한 물질적 대상으로 정물을 촬영한 사진을 의미한다. 정물 사진은 제어된 환경에서 빛, 재료, 질감, 피사체를 통해 창의적인 비젼과 예술적 목표까지도 달성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사진작가 겸 교사인 벤 롱(Ben Long, 1945~)의 정물 사진 촬영 아이디어에 의하면, “정물 사진은 전적으로 사물의 형태와 프레임에 잡히는 흥미로운 형태의 배열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구도를 잡는 스킬을 연습하기에 아주 좋다. 이미지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하고 배치도 흥미로워야 한다. 촬영자가 프레임에서 해야 할 일은 오로지 감상자의 시선을 안내하는 것이다.” 정물 사진작가는 자신의 작업 ‘의도’와 ‘맥락’을 강조하기 위하여 대부분 조명을 활용한다. 모건(Barbara Morgan, 1900~1992)은 “동시 섬광과 스피드 램프로 사진가가 ‘더 이상 바랄 나위 없는 그 무엇’을 해낼 수 있고, 사진가가 원하는 대로 중요한 특정 부위를 조명의 강약에 의해 살려낼 수 있다. … 빛은 내 사고의 모습이자 놀이이며, 사진가라는 내 존재 이유”라고 말한다.

사진나무숲 기획팀은 조명사용 훈련 및 정물 촬영 사진작가 양성을 목표로 하여 2023년 “Still Life” 공모를 통해 작가 4명을 선정하고, 이계영 선생님의 조명 사용 강의 4회와 정물 사진 리뷰 등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24년 Still Life 기획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민혜의 <시발점>은 작가 내면의 불안, 고독, 자괴감을 꽃과 빛과 색으로 이미지화했다. 백종현의 <야생야사진(野生野寫眞)>은 젊은날 野生野死의 화려한 추억과 수집의 흔적을 현재 작가의 관심사인 사진으로 표현하였다. 양수경의 <장난감의 은밀한 대화>는 페르소나의 나르시시즘이든, 아니무스와의 조우이든, 욕망 분출의 실체가 무엇이 되었든, 그저 즐거웠던 어릴 적 인형놀이를 소환한다. 한은경의 <이어지는 시간>은 아버지의 청춘이 묻은 카메라와 슬라이드 필름으로 부녀지간 사진을 향한 열정을 잇는다.

관람객 여러분들은 귀한 걸음으로 “Still Life”를 감상하며 사진작가의 메시지가 전달되었는지, 구도는 탄탄하며 감상자의 시선이 이미지를 따라 움직이는지, 촬영한 정물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등의 진지한 질문들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