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스페이스포포 기획전 “빵은 빵이 아니다”

전시 제목 : “빵은 빵이 아니다! Food isn’t food.”

참여 작가 : 이계영, 최성희, 차철욱, 원상혁, 김민주, 양수경

전시 기획 : 사진나무숲 기획팀

전시 기간 : 2024년 6월 27일(목) – 7월 7일(일)  11시-18시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스페이스포포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정로 79 3층 (눈사랑안경 3층))

오 프 닝 : 2024년 6월 29일(토) 오후 5시

Food isn’t food-빵은 빵이 아니다! 

음식은 사람이 먹고 마실 수 있도록 만든 모든 것이다. 해석학적 기호로서의 음식은 먹어서 배를 채우는 사물이라는 일차적 기능을 넘어서 다양하게 확장된 개념들을 내포하고 있다. 음식은 사랑의 상징적 기호,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호, 또는 나르시즘에 빠진 자기과시의 기호로서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음식의 사회적 기능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한다. 가족 모임, 친구들과의 만찬, 혹은 업무상의 접대 등은 음식을 매개로 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예들이다. 또한 음식은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전달하는 매체가 되기도 하며, 세대 간의 지식과 가치를 이어주는 수단이 되기도 하다. 주말 저녁 가족들과의 음식은 일주일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때의 음식은 식사라는 단순한 사물의 기능을 넘어 더불어 사는 인간들을 이어주는 관계의 매체 기능을 수행한다.

현대 자본주의 소비 주체로서의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음식은 자기과시 나르시시즘의 표현 방식으로 이용된다. 사회학자 보드리야드는 <소비의 사회>에서 소비인간(I’homme-consommateur)은 자기 자신을, 향유를 의무로 삼는 존재로, 향유와 만족을 꾀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달리 말하면 행복해야 하고, 사랑해야 하고, 귀여워하거나 귀여움을 받아야 되고, 유혹하거나 유혹받아야 하며, 또 활력에 가득 차야 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어디에서나 개인은 우선 자신을 좋아하고 자기 만족하도록 권유받는다. 물론 자신을 좋아하게 하면 타인의 마음에 들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마침내는 필시 자기만족과 자기유혹과도 매혹적인 객관적 목적성을 완전히 대신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유혹의 시도는 일종의 완벽한 ‘소비’라고 하는 형태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지만, 그 시도의 준거틀은 여전히 타인의 심급(審級)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환심을 산다는 행위는 누구에게 환심을 사는거라는 문제가 이차적인 것에 불과한 시도가 될 것이다. 그것은 선전 속에서 반복하여 부르는 상품명과 같은 것이다.”(?)

소비의 인간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로 여행을 가고, 그곳의 유명한 음식점에서 자신의 인증샷을 찍어 SNS에 전송한다. 유명 카페를 찾은 소비인간은 자기의 쾌락적 나르시시즘을 위하여 소비 대상인 음료수와 빵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고 SNS를 통해 타인들과 함께 문화 내용을 소비한다. 그때 사진에 찍혀진 빵은 빵으로서의 본 성질을 잃어버리고 다른 빵 –특히 문화-로 대체된다.

현대사회에서 음식을 통한 소비는 쾌락주의적 및 퇴행적 성격을 가진다. 소비하는 과정은 더 이상 노동의 과정도 지양의 과정도 아니며, 자신이 기호를 흡수하고, 또 스스로가 기호에 의해 흡수되는 과정이 된다. 결국 소비인간은 소비의 형태를 통해 ‘난, 나를 위해서 즐기며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아닌 그 소비 기호의 내부에 갇혀 있게 되며 오직 소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럼으로써 우린 나를 잃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 사진가 이계영

ⓒ 김민주, Pigment Print, 2024

ⓒ 양수경, Pigment Print, 2023

ⓒ 원상혁, Pigment Print, 2024

ⓒ 이계영, Pigment Print, 2023

ⓒ 차철욱, Pigment Print, 2024

ⓒ 최성희, Pigment Print,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