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작가 정순민 <감정 찾기 놀이>

전시제목 : <감정찾기놀이>

참여작가 : 정순민

전시기간 : 2026년 10월 08일(목) – 10월 18일(일)
관람시간 : 11시-18시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갤러리 spaceFOFO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정로 79 3층

오 프 닝 : 2026 10 10() 오후 4

전시문의 : 010-8558-0026

홈페이지 : www.spacefofo.kr

주최·주관 : 사진나무숲
후원 : 갤러리 spaceFOFO

전시서문

사진 그룹 ‘사진나무숲’은 매년 엄정한 포트폴리오 심사와 발표 과정을 거쳐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 한 명을 선정하여 전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제8회를 맞이하는 이번 지원 전시의 주인공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인간 내면의 무의식적 요소를 추적해 온 정순민 작가입니다. 본 전시는 작가의 《감정 찾기 놀이》를 통해 사진이 지닌 시각적 가능성과 그 너머의 상상을 두루 조명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정순민 작가는 오랫동안 무의식과 트라우마라는 비가시적(非可視的) 영역에 깊은 관심을 두고, 이를 시각화하는 여정을 지속해 왔습니다. 사람의 내면 감정과 상흔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과 인식 전반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칩니다. 작가는 이 보이지 않는 요소를 포착하기 위해 ‘장치적 우연성’이라는 작가적 개입을 시도합니다.

찰나의 현실 세계와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장치적 우연히 맞물리는 순간, 우리가 평소 간과하고 지나쳤던 의식의 틈새가 열립니다. 작가는 카메라라는 프레임을 통해 그 충돌의 파편들을 수집하고, 일상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풍경을 담아냅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그것은 왜곡된 이미지일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놀람과 혼란, 기쁨과 즐거움, 혹은 설명하기 어려운 상상일 수도 있다.”

작가의 말처럼, 화면 위에 나타난 결과물은 단지 현실의 복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감정이 순간적으로 실체화되어 드러난 찰나의 표상이자, 낯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종의 시각적 파동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인식할 때 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 위에 서게 됩니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본질적으로 다루기 까다롭고도 오묘한 이유는 바로 그 매체적 역설에 있습니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유물론적이며 기계적인 장치(카메라)를 통해 대상을 기록합니다. 그러나 작가들은 정작 그 기계적 장치를 경유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과 감정, 즉 비물질적인 세계를 드러내고자 갈망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와 매체적 한계는 사진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 하나의 난제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간극과 충돌이야말로 사진이라는 매체가 지닌 가장 강력한 미학적 힘입니다. 완벽히 통제된 기계적 기록 속에서 피어나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영역은,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한 관조를 넘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한 깊은 호기심과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정순민의 사진은 미학적 담론의 깊이를 품고 있으면서도, 시각적으로 매우 명쾌하고 유쾌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작품을 처음 대하는 관객은 특유의 구성과 연출로 인해 “이것은 합성된 이미지인가?”라는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내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이 오브제는 무엇이며, 어떤 맥락으로 존재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프레임 구석구석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이 탐색의 과정은 곧 하나의 ‘놀이’가 됩니다. 관객은 프레임 속에 배치된 대상 하나하나를 찾아가며 발견의 재미를 느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상계(Imaginary)를 발동시킵니다. 관객 자신의 무의식과 경험이 작가의 작품과 교차하면서, 단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채로운 감정의 결들이 재해석됩니다.

사진 그룹 사진나무숲이 주관하고 갤러리 spaceFOFO가 후원하는 정순민의 《감정 찾기 놀이》는 관객 여러분을 직관적인 시각적 유희의 장으로 초대합니다. 나아가 프레임 너머에 숨겨진,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풍경을 스스로 추적해 나가는 뜻깊은 여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가 매체와 감정, 그리고 관객 각자의 내면이 유쾌하게 충돌하는 울림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작업노트

사진에 무의식을 담아보고 싶다는 소망에서 이 작업을 시작했다. 미처 인지하지 못한 감정과 마음의 움직임을 사진이라는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오고 싶었다. 의식과 무의식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동전의 앞과 뒤처럼 늘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 안에 보이는 현실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모습을 함께 담고 싶었다. 그것은 왜곡된 이미지일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놀람과 혼란, 기쁨과 즐거움, 혹은 설명하기 어려운 상상일 수도 있다.

이번 작업에서는 안경에 비친 사물을 다시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며 익숙한 이미지를 낯설게 변형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기억과 경험, 감정과 무의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진들은 진짜와 가짜, 사실과 왜곡, 현실과 공상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것들이 한 장면 안에서 함께 존재하고, 의식적으로 바라본 것과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마음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겹치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 사진을 바라보는 관람자에게도 하나의 작은 놀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사진을 바라보는 지금, 관람자의 마음 안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작가가 느낀 감정과 관람자가 발견하는 감정이 서로 달라도 좋다.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사진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고, 그렇게 작가와 관람자의 마음이 한 장의 사진을 사이에 두고 조용히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정순민, Pigment Print, 150x100cm
ⓒ정순민, Pigment Print, 72x48cm
ⓒ정순민, Pigment Print, 104x69cm
ⓒ정순민, Pigment Print, 48x39cm